CV   Painting   Drawing   Text   Log   Material   Contact   ︎

『PROJECT PIGMENT BAR』


What Does It Mean for a Painter to Make and Use Their Own Paints as a Contemporary Artist?





In the world of contemporary art, the use of mass-produced materials is commonplace. However, when an artist chooses to create and use their own paints, it is a bold departure from conventional practices. This is not merely a technical decision, but a declaration of intent to deeply explore art’s traditions, individuality, and authenticity.

For Jaeyeol Han, the creation of Pigment Bar signifies a notable reconnection with the historical practice of artists crafting their own materials. Historically, paint-making has been central to artistic creation. Prehistoric cave painters, for instance, meticulously ground natural pigments, while Old Masters blended their hues with great care. These historical practices underscore the intrinsic link between material preparation and artistic expression. Han reinterprets this tradition through a contemporary lens, honoring the legacy of past artists while infusing the process with his distinctive personal touch. This approach contrasts sharply with mass-produced products, designed to maximize profit at minimal cost, which often results in uniform, simple, and ultimately ordinary outcomes. In contrast, art celebrates individuality and the unique ways in which artists perceive and express the world around them.

Han’s painting philosophy reflects this stance. He is not merely a user of tools but an active creator of his own materials. By mastering the art of paint-making, Han can manipulate paint characteristics to align with his artistic vision. The Pigment Bar, resulting from this mastery, is tailored for specific artistic applications, enabling exploration of new textures and forms. Creating his own materials is not just a technical choice but an extension of his artistic voice. As Han explains, a painter continuously evolves, creating new colors, adjusting textures, and moving beyond a fixed palette in pursuit of creative freedom. While many artists experiment with colors, Han takes this further by modifying the fundamental components of paint. By adjusting oil, pigments, and viscosities, and incorporating fluorescent and advanced industrial pigments, he transcends the limitations of commercially produced paints. This process is akin to a professional athlete custom-designing their equipment. The rare instance of the user becoming the creator is inherently fascinating. Just as custom equipment enables athletes to achieve new performance levels, custom materials open new expressive possibilities for artists. Han’s decision to develop his own paints has led to effects and textures unattainable with commercial products, expanding the boundaries of his artistic practice.

Han’s commitment to paint-making is deeply rooted in his passion for oil painting. Known for its high pigment capacity and oil-based medium, oil paint offers vivid and long-lasting colors, which is why it has been cherished by artists for centuries. Although Han does not advocate for the exclusive use of oil paint among contemporary artists, his deep appreciation for the medium is evident. He views his work as a continuation of painting’s rich tradition, aiming to evolve the medium uniquely while building upon the achievements of countless artists before him.

Creating paints and materials extends beyond practical utility for Han. By directly controlling his materials, he engages fundamentally with their properties and experiments with both physical characteristics and techniques. This hands-on approach enhances the immediate and tactile connection between the artist and the act of painting, transforming it into a more direct and primal experience.

Pigment Bar, with its lipstick-like texture, allows Han to paint directly on surfaces without the need for brushes, palettes, or solvents. This flexibility facilitates spontaneous experimentation and exploration beyond traditional painting boundaries. The material’s chunk-like form, for example, supports size variations and primitive, sculptural approaches. Artists can crush, layer, and even melt the paint, challenging the limitations of traditional paint tubes and conventional techniques.

Moreover, Han’s Pigment Bar offers innovative color choices. The Neon series features fluorescent pigments that react to ultraviolet light. These pigments absorb high-energy ultraviolet or visible light and re-emit it as lower-energy visible light, creating vibrant effects under normal lighting and even more intense fluorescence in UV environments. Modern pigments, developed through scientific advancements and provided by chemical companies, come with systematic analytical data. Han meticulously selects pigments for their heat resistance, lightfastness, and texture, crafting colors that reflect his unique artistic sensibility and diverge from traditional oil palettes.

In conclusion, Han’s Pigment Bar exemplifies the substantial potential and impact that arise when artists directly engage in the creation of their paints. By rejecting the constraints of mass-produced materials and embracing a hands-on approach to paint-making, Han’s innovative method highlights the importance of fresh perspectives in the creative process. His work demonstrates how custom materials can push the boundaries of artistic expression, offering a new understanding of what it means to be a contemporary artist.



현대 미술가가 자신만의 물감을 제작하고 사용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현대 미술의 세계에서 대량 생산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작가가 스스로 물감을 만들고 이를 사용하는 것은 기존의 틀을 과감히 벗어난 선택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예술의 전통, 개성, 그리고 진정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려는 태도의 표명이기도 하다.

작가 한재열에게 있어, 그가 창안한 피그먼트 바는 그가 회화적 재료를 직접 만들어가는 전통과의 재연결을 의미한다. 선사시대 동굴 토착민들이 자연에서 얻은 안료를 갈아내고, 옛 거장들이 정교하게 색을 혼합해 사용하던 것처럼, 물감 제작 과정은 예술 창작의 핵심이었다. 그는 이러한 전통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대를 잇는 예술가들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덧입힌다. 대량 생산된 제품은 현대 산업의 산물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기 위해 설계되었기에 그 자체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일관된 형태를 유지하고 단순해야 하며, 결국 평범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예술은 그와 정반대의 가치를 지닌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개성에 대한 것이며, 남들이 보지 못한 세상을 바라보고 이를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작가의 회화에 대한 접근 방식은 이러한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는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재료를 창조하는 능동적 예술가의 역할을 자임한다. 물감 제조 과정을 배우고 이해함으로써 그는 물감의 특성을 자신의 회화적 필요에 맞게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가 개발한 피그먼트 바는 바로 그런 특수한 필요에 최적화된 산물로, 새로운 질감과 형식을 탐구할 수 있게 한다. 스스로 재료를 만드는 행위는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닌, 그의 회화적 목소리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작가는 늘 새로운 색을 만들고, 질감을 조정하며, 고정된 팔레트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나아가는 존재이다. 많은 작가가 색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변형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일 수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이 사용하는 재료의 기초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물감의 기름, 안료, 점성을 조정하고, 형광색이나 산업용 고급 안료를 도입하면서 상업적으로 생산된 물감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이 과정은 마치 프로 운동선수가 자신만의 운동 장비를 직접 제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용자가 제작자가 되는 이 드문 경우는 그 자체로 흥미롭다. 운동선수가 맞춤형 장비로 새로운 퍼포먼스를 발휘하듯, 예술가도 자신만의 재료를 통해 새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열어간다. 그가 자신만의 물감을 만들어낸 결정은 상업적 제품으로는 불가능했던 효과와 질감을 구현하게 해주었고, 이는 그의 창작 세계를 한층 넓혀주었다.

그가 이처럼 물감 제작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유화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기인한다. 유화는 수용력이 큰 물감으로, 물이 아닌 기름이 많은 안료를 머금고 있어 색이 더욱 생생하고 오래 지속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유화는 오랜 세월 동안 예술가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물론 그가 모든 페인터가 유화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매체에 대한 깊은 애정은 숨기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오랜 회화의 역사의 일부라고 여기며, 수많은 화가가 회화로 내놓은 대답들을 토대로 회화가 회화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자신의 방식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한재열 작가에게 물감을 비롯해 재료를 만드는 일은 단순한 실용적 선택을 넘어선 부분이다. 그가 자신의 재료를 직접 통제함으로써, 재료의 물성에 본질적으로 접근하고, 물질적 특징부터 기법의 전환까지 실험하고, 모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회화와 즉각적이고 촉각적인 연결이 더 깊어지며, 페인팅은 더 직접적이고 원초적인 경험이 된다.

립스틱 같은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피그먼트 바는 붓이나 팔레트, 용제를 사용할 필요 없이 직접 표면에 그리거나 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연한 실험이 즉흥적으로 가능해졌으며, 기존의 회화적 한계를 넘어선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게 되었다. 가령, 이 재료는 덩어리 형태를 이루는 방식으로 크기 변화가 자유로워서 원초적이고 조각적인 접근 방식을 허용하며, 물감을 눌러 부수거나, 층을 쌓고, 심지어 녹이는 방식으로 오일페인트를 사용하며 액체튜브가 작동하는 한계와 전통적인 회화의 경계를 허문다.

또한 색 선택에서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접근이 가능하다. 피그먼트 바의 네온 시리즈는 형광안료를 사용하여 자외선에 반응한다. 형광안료란 자외선 또는 가시광선의 고에너지 빛을 흡수한 후, 더 낮은 에너지의 가시광선으로 다시 방출하는 특성을 가진 물질이다. 이 과정을 형광이라고 부른다. 이로 인해 형광안료는 일반적인 빛 아래에서도 매우 선명하고 밝게 보이고, 특히 자외선이 있는 환경에서는 더 강하게 발광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산업혁명을 거쳐 과학의 발전으로 탄생한 현대의 무수한 안료들은 화학 회사를 통해 제공되고, 체계적인 분석 데이터를 공개한다. 작가는 그렇게 안료를 선별해 내열성이나 내광성, 질감을 비롯한 각종 특질을 조합하고, 전통적인 유화 팔레트에서 벗어나 작가만의 회화적 감각이 반영된 색을 구성한다.